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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향이지만 출장왔다가 아침 바람 쐬러 바다로 나왔다.
산책이지만 물론 수면을 걸었다. 수면 위 공기는 아주 다르다. 육지의 맑은 공기와도 아주 다르다. 다른 신선함이 있다. 그래서 걸었다. 다리를 살랑이고 팔을 저어야 걸을 수 있는 곳이다. 파란 하늘 파란 바다, 태양이 치솟은 하늘도 보이고 태양이 울렁이는 바다도 보인다.
그러다 흘끗흘끗 물 속을 들여다 본다. 살랑살랑 살아가는 이들도 보인다. 나도 보인다. 하지만 난 그들에게 아무런 관심꺼리도 되지 못한다. 그들은 무심하게 물 속에서 하늘 거릴 뿐이다.
벵에돔, 범돔, 돌돔, 복어, 멸치 등 먹을 만한 건 많이 보인다만 차마 잡진 못하겠다.
손에 닿을 듯 지나간다만 다른 차원인 듯 손을 뻗기도 힘들었다. 뻗어서는 안될 것 같았다.
고기는 그냥 바라보라고 있는 듯 그들 스스로 너무 유유자적해 보인다.
일상적인 코스다.
해변 양단 새로 생긴 조형물을 돌거나, 누리마루쪽을 돌거나, 연화등대로 달리거나 조선비치 앞 인어공주 갯바위에서 놀거나 등등. 체력이 남아돌면 전부 다 돌면 된다. 격하게 초스피드 자유영을 한다거나 날치 같은 접영을 한다거나 깊은 잠수를 해도 지랄발광을 해도 실내 풀과 같은 눈치나 염려를 요하지 않는다. 해류를 따라 슬슬 흘러도 되고 해변을 따라 세월아 가거라며 살랑대며 죽 흘러도 된다. 자유롭기로 따지자면 이러나 저러나 물 따라 흘러다니고 있는 것이 위에 보이는 생선이나 별반 다름 없다. 레인은 가로 세로 수 Km에 이르고 백년에 한 번 옆 사람 발길질에 놀랄 수 있다. 제한 시간이나 요금도 따로 없다. 이것이 실내 수영장과 조금 다른 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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